1. 연소와 분해
연소와 분해를 함께 다루는 이유는 두 경우 모두 새로 만들어지는 결합보다 깨지는 결합이 더 많다는 점에서 유사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연소와 분해 반응은 매우 격렬한데, 이는 에너지와 엔트로피라는 두 개의 엔진이 반응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반응은 주변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방향을 선호한다. 우리 주변에는 주로 격렬한 반응들이 많지만, 타르타르 크림과 제빵 소다의 반응처럼 에너지를 공급받아야하는 화학 반응도 있다. 타르타르 크림과 제빵 소다를 물에 따로 녹인 후 실온과 가만히 놓아두었다가 비닐봉투에 같이 넣어 손목을 감싸면, 손목이 차가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이유는 반응이 일어나면서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주변의 열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즉, 반응이 효과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에너지 외에 고려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엔트로피이다.
2. 엔트로피에 관하여
엔트로피(entropy)란 무질서가 최대인 상태로 되려는 자연의 경향성이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바다에 소금 한 숟가락을 뿌린다면 이 소금을 다시 모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왜냐하면 엔트로피의 원리로 소금 입자들은 따로 흩어져 결코 다시 모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향수 냄새는 코 속에 남아있지 않고 저절로 흩어진다.
엔트로피는 통계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 질서정연한 상태보다 무질서한 상태로 존재할 확률이 큰 것이다. 예를 들어 카드를 잘 섞어서 4명의 사람에게 13장의 카드를 각각 나눠주면 카드의 무늬가 같을 확률은 0에 가깝다. 반면 이 경우을 제외한, 카드의 무늬가 다를 확률은 1에 가깝다. 실제로 분자 크기의 입자들을 가지고 따질 경우, 13장의 카드가 아닌 몰 개(6.02*10의 23제곱)의 분자들을 고려해야하는데, 당연히 질서정연한 배열이 일어날 경우의 수가 훨씬 작고, 결과적으로 무질서한 배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대부분인 것이다. 따라서 폭발이나 분해, 연소와 같이 무질서도가 커지는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자발적으로 일어나며 적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분해 반응에는 무엇이 있을까? 예를 들어 에어백에 사용되는 아자이드화 나트륨(NaN3)이 질소 기체(N2)로 바뀌는 반응이 있다. 일단 반응이 시작되면 아자이드화 나트륨의 분해는 20분의 1초만에 에어백을 채울 수 있을 정로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서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다.
3. 산화와 환원
산화와 환원은 산화환원(redox)라는 단어로 조합이 되어있는데, 이는 산화와 환원이 짝을 지어 일어나는 반응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산화가 없이는 환원이 있을 수 없고, 환원 없이는 산화가 있을 수 없다. 간단히 말하자면 산화 반응은 전자를 잃는 반응이고, 환원 반응은 전자를 얻는 반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구리 이온과 아연 사이의 고전적인 산화환원 반응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구리 이온이 구리가 되기 위해서는 전자 두 개를 얻어야 한다. 즉, 환원 반응이 일어난다. 반대로 아연은 자연스럽게 전자 두 개를 잃기 때문에 산화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FeO + C → CO + Fe
위의 반응식은 철 원석에 포함된 산화 철과 숯의 탄소 사이의 반응이다. 이 산화환원 반응은 수천 년동안 용광로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응이다. 철 원석을 잘게 부수어 탄소의 공급원인 숯과 함께 가열하면 기체 상태의 부산물인 일산화탄소(CO)가 발생하는데, 일산화탄소는 저절로 날아가버리고 순수한 철(Fe)만 남게 된다.
용광로에 들어가는 철 원석은 다른 원소와 광물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순수한 철로 제련되고 나서 더 가벼워진다. 즉, 제련과정에서 질량이 줄어들기(reduced) 때문에 이 과정을 환원(reduction)이라 부르게 되었다. 환원의 짝이 되는 산화는 1700년대에 산소가 순수한 원소로 발견된 후에야 그 명칭을 부여받았지만, 고대 사람들은 철이 환원되기 위해서는 숯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의 우리는 산화 과정이 산소가 없이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전자만 잃는다면 말이다!)
'About Chemist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5강 에너지] 열에너지와 활성화 에너지 (0) | 2020.04.14 |
---|---|
[4강 화학 변화] 산과 염기 (0) | 2020.04.13 |
[4강 화학 변화] 화학 반응과 화합 반응 (0) | 2020.04.12 |
[3강 다양한 상태의 물질] 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 (0) | 2020.04.12 |
[3강 다양한 상태의 물질] 물과 용액 (0) | 2020.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