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방에서 일어나는 화학
비교적 최근에는 음식의 화학적 성질을 더 세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분자 요리학이라는 분야가 생겨났다. 분자 요리사들은 대체로 과학적 훈련을 잘 받은 요리사들인데, 이들은 음식의 화학적 성질을 이용하여 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새로운 풍미를 만들어내거나,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방식의 반응이 일어나게끔 음식을 섞어준다. 다행히 음식에 들어있는 화학 물질들은 매번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성공할 확률이 실패할 확률보다 훨씬 높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친숙한 주방 속 화학 반응을 몇 개 살펴보자.
(1) 빵을 만들 때
제빵사는 빵을 만들기 위해 밀가루, 따뜻한 물, 소금과 기타 첨가물을 섞고, 여기에 살아있는 작은 세포인 이스트를 넣는다. 이스트는 따뜻한 물을 만나 활성화되고, 밀가루에 있는 당을 섭취하며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이산화탄소는 젖은 반죽에 조그마한 공기주머니를 만들어서 부풀어오르게 만드는데, 부드럽고 푹신한 빵이 만들어지는 필수 과정이라 볼 수 있다.
(2) 계란 흰자로 머랭을 칠 때
계란 흰자는 아미노산이 긴 사슬을 형성한 단백질로 만들어져 있다. 요리사가 흰자를 저으면 달걀 단백질에 산소가 섞여들어가는데, 더 많은 공기가 단백실에 섞임에 따라 아미노산 사슬이 풀어지게 된다. 단백질 조직은 점점 더 무질서해지면서 더 많은 공기를 가두고, 크기가 커지면서 점점 굳어진다. 머지않아 달걀 흰자는 원래 부피의 8배까지 커지고 단단해지는데, 이렇게 만든 흰자 거품에 설탕을 첨가한 것을 머랭(meringue)이라고 한다.
(3) 고기를 구워먹을 때
야생의 동물들은 사냥감을 날로 먹지만, 인간은 고기를 점차 조리해서 먹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너무 당연하게도, 익힌 고기가 더 맛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고기에 열을 가하면 표면에 있는 단백질은 분해되어 지방에 있는 당과 결합한다. 고기는 갈색으로 변하고, 공기 중으로 고기 냄새가 퍼지며, 날고기에는 없던 맛이 생겨나는데, 이를 메일라드 반응(Mailard reaction)이라고 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아미노산과 당을 함께 가열하면 아주 좋은 맛이 나는 현상을 뜻한다.
이와 유사한 갈변화 반응에는 설탕을 가열할 때 나타나는 캐러멜화가 있다. 설탕은 오래 가열할수록 색이 진해지고 맛이 강해지는데, 이런 과정은 사탕을 만들 때나 천연당을 함유한 야채의 맛을 개발할 때 사용된다.
2. 색과 빛
색 자체가 빛의 스펙트럼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색과 빛을 분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이 들어온 백열전구는 아주 뜨거운데, 이는 백열전구의 효율성이 낮기 때문이다. 백색광을 만들어내기는 하지만 전구가 사용하는 에너지는 대부분 과량의 열을 만드는 데에 사용되기 때문에, 전구에서 열이 흘러나오며 에너지가 낭비된다. 형광등은 이에 비해 조금 더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발열을 피할수는 없다. 발광 다이오드(LED)는 오늘날 사용하는 조명 중 효율이 가장 높은 형태인데, 이 전구의 핵심은 비화 갈륨이라 불리는 화합물로 만든 전기회로 조각이다. 전구 밖으로 돌출된 두 개의 가지에 전류를 흘려보내면 전기 회로의 칩에서 적외선 빛이나 색깔이 있는 빛을 만들어낸다. 적외선 LED는 리모컨에서 텔레비전 같은 기기에 신호를 보낼 때에, 컬러 LED는 어떤 전자자기기의 전원 스위치가 켜진 상태인지 아닌지를 나타낼 때에 쓰인다.
다른 화학물질들은 보다 친숙한 조명을 만드는데, 네온(Ne), 아르곤(Ar), 크립톤(Kr) 같은 기체들이 그 예이다. 이들은 반응성이 거의 없는 비활성 기체이며, 기율표의 세로줄 가장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 기체들을 좁은 유리관에 넣어서 전류를 흘려보내면, 각 기체는 독특하고 밝은 빛을 발한다. 일례로 네온의 붉은 빛은 전 세계 상업지구의 상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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