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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강 화학의 활용] 단백질체학과 유전자 공학

1. 단백질체학(Proteomics)

 인체가 별 문제없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단백질의 역할이 크다. 예를 들어 침에 들어있는 아밀라아제, 혈액의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까지 모든 것이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다. 단백질체학이란 단백질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로서, 단백질의 구조는 물론 상호작용 방식, 수행기능을 연구한다. 단백질체학은 게놈 연구와 연계되는데, 인간의 게놈 지도가 완성됨에 따라 거기에 담겨 있는 정보를 통해 단백질의 세계와 그 작동방식에 대해 많은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단백질체란 유기체가 가진 모든 단백질을 의미한다. 인체의 모든 단백질을 알아보기는 어렵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인체 내의 단백질이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암호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이다. 2003년에 들어서 인간 게놈 프로젝트는 인간의 게놈 암호화 작업을 대부분 끝마쳤다고 발표했다. 이 때 유전자의 수는 약 3만~4만개로 추정되었는데, 문제는 이 유전자 각각이 하나의 단백질만을 암호화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추정하는 바로는 각 유전자는 자신이 가진 암호의 10배의 달하는 단백질을 암호화할 수 있다고 한다.   

 특정 단백질이 기능하거나 기능하지 않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다양한 질병을 해결하는 데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연구과제이다. 사람의 단백질체는 게놈보다 훨씬 규모가 크고 담고 있는 정보의 양도 많기 때문에 단백질을 식별하고 서열을 분석하는 작업은 아주 까다로운 작업이다. 작업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세포를 복제한다.(수 억번) - 세포로부터 단백질을 추출한다. - 전기영동을 이용해 단백질을 분리한다. - 분리된 단백질을 펩타이드 단위로 분해한다. - 질량 분석기로 다시 펩타이드를 분해하여 각 부분의 질량을 분석한다. 

 

 더 까다로운 사실은, 유전자에 의해 각 단백질이 암호화되는 것이 시작점이라는 사실이다. 유전자는 특정한 단백질을 생성하는 암호를 만들 수 있으나, 그 단백질은 특정한 방식으로 접혀야(folding) 원활한 기능을 수행하고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2. 유전자 공학(Genetic engineering)

 유전자 공학이라 함은 어려워보이지만, 우리 주변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포함한다. 질병에 내성이 있는 식품을 생산하기, 유전자 치료법을 통해 질병에 대한 개인 방어체계를 키우기 등등이 있다. 유전자 공학은 말 그대로 특정한 유기체가 가지는 유전정보를 인위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유전자 정보에 대한 변화를 주면 단백질의 발생과 특정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양, 발현되는 방식 등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유전자 공학의 시작은 인슐린 생산에서부터였다. (고등학교 생명과목의 그 내용 맞다!) 예전에 당뇨병 환자들은 혈당을 조절해주는 인슐린 호르몬을 얻기 위해 소나 돼지의 정제된 인슐린에 의존했다. 하지만 1970년대에 들어서 박테리아를 이용한 대량의 인슐린 생산이 가능해졌는데, 그 과정은 다음과 같다.

 

 건강한 인간 세포에서 인슐린 유전자를 추출하여 박테리아의 플라스미드에 주입한다. (플라스미드란 박체리아에서 발견되는 자기복제가 가능한 고리형 DNA이다.) - 박테리아의 플라스미드에 인슐린 유전자를 끼워넣는다. - 플라스미드가 복제된다. - 박체리아가 분열증식하는 과정에서 인슐린이 만들어진다. 

 

출처) 학습백과 ZUM / 박테리아의 빠른 증식능력을 이용해 인슐린 대량생산에 성공하였다.

 위의 과정은 재조합 DNA를 통해 개발된 기술 중 하나이다. 재조합 DNA는 한 유기체의 유전물질과 다른 유기체의 DNA를 재조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위의 과정은 박테리아의 플라스미드의 유전물질 + 인간의 인슐린 유전자이다.) 박테리아나 효모의 플라스미드가 많이 이용된다.

 

 유전자 치료법은 단백질체학과 더불어 크게 발전하는 분야이다. 주요 단백질의 기능과 구조가 명확하게 밝혀지면, 이 정보는 결함이 있거나 결핍된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 암호를 도입하는데에 쓰일 수 있다. 

 

 유전자 조작식품(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을 둘러싸고는 많은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GMO를 반대하는 이들은 조작된 식품이 대량로 유통되었을 때 일어날지 모르는 위험과 부작용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에 크게 우려한다. 반대로 찬성하는 이들은 위험보다는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훨씬 크다고 이야기한다.  

 

논쟁이 무색하게도 이미 수많은 GMO 식품이 우리 식탁 위에 올라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