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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Chemistry

[6강 원자 속으로] 핵의학과 입자가속기

1. PET 스캔

 핵의학에서는 방사성 약품을 추적자로 이용하여 환자의 인체 내부를 들여다본다. 양선자 단층촬영법(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즉 PET 스캔에서는 환자가 약을 직접 삼키거나 주사를 통해 약물을 주입하는데, 이 약은 환부로 흘러들어 가거나 환부에서 흡수된다. 약에는 반감기가 짧은 불안정한 핵을 가진 원자의 방사성 핵종이 들어있는데, 방사성 의약품들은 붕괴하면서 양전자를 방출하고, 이 양전자가 세포 안에 있는 전자와 반응하여 환자 몸 밖으로 감마선을 내보낸다. 컴퓨터는 감마선의 분포에 근거하여 방사성 핵종의 분포를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사성 약물을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아무런 해가 없을까? PET 촬영을 위해 주입되는 약물의 방사성은 몇 분, 몇 시간 또는 하루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만 유지되고, 그 이후에는 자연적으로 붕괴되거나 환자의 몸에서 노폐물로 배출된다. 사실상 현대인들은 방사성 의약품이 방출하는 것 보다 훨씬 강한 방사능을 매일 일상 속에서 받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의학 단체들은 잠재적 위험에 대해 끊임없이 논쟁하는 중이다. 이러한 방사선들을 반복해서 사용하면 그 피해가 누적되어 위험할 수 있겠지만, 이러한 방법은 반복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PET 스캔을 통해 무증상 식도암을 조기발견해낸 환자의 사진

 

2. 입자 가속기에 관하여

 흔히 원자 분쇄기(atom smasher)이라고 불리는 이 장비는, 전기장을 이용해 입자를 가속시키고, 가속된 입자를 연구하고자 하는 목표물에 강하게 충돌시킨다. 물질의 근본이 되는 구성 성분들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지식들은 이 입자 가속기를 통해 알아낸 것이다.

 전형적인 가속기 실험은 다음과 같다. 원인 물질에 레이저를 쏘아 그 안에 있는 입자를 들뜨게 하면 그 과정에서 물질이 전자나 양성자 같은 아원자 입자를 방출하며 붕괴되는데, 붕괴된 입자는 터널을 따라 움직이면서 전자기장에 의해 가속된다. 이 때 터널이 직선이면 입자가 그대로 목표물과 부딪히면서 박살이 나는데, 이럴 경우 에너지가 크지 않지만, 터널이 원형인 경우에는 충분한 에너지가 실려 목표물과 충돌하게 된다. 이러한 원리로 매우 강력한 가속기에서는 두 입자가 서로 정면으로 충돌하여 훨씬 더 큰 충돌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이 충돌의 잔해가 퍼져나가는 모습에서 물리학자들은 가장 작은 구성 성분들의 움직임을 연구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원소나 동위 원소를 창조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의 거대 입자 가속기들은 비용을 절감하고, 실험 중 발생하는 방사능이 외부로 새나가지 않도록 주로 지하에 설치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가속기는 스위스 제네바의 CERN 실험실에 있는 거대 강입자 충돌기이다. 이는 지하에 설치된 원형 가속기로, 원주가 27km에 달한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입자 물리 연구소인 페르미 연구소의 가속기는 마찬가지로 지하에 설치되어 있으며 그 면적이 27,000㎢에 이른다. 이 가속기는 둘레 6.5km의 원형 지하 터널을 통해 1초에 50,000번 정도를 회전시킨다.

 

대강 보아도 어마어마한 크기의 페르미 연구소의 테바트론 입자가속기. 6.3km로 스위스 CERN의 LHC가 건설되기 이전에는 최대 크기였다고 한다.

 

 이러한 입자 가속기는 우리의 일상과는 먼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 가정의 거실에도 있다. 바로 TV인데, 화면 뒤에 있는 형광 물질에 전자들을 쏘면, 색깔있는 빛을 내는 작은 점들이 나타나는 방식이다. 우리 눈은 이 픽셀들을 움직이는 영상의 부분으로 인식하게 된다.